ABC 트레킹, 도반-히말라야-데우날리

Dovan(2870)-Himalaya(3270)-Deurali(3230)
밤새도록 눈이 와서 어제보다 눈이 조금 더 쌓였고 걷기에는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 구간이 험 난 할 꺼라 예상도 못 하고 산장에서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고 출발했다. 원래는 아침식사를 안 먹는 편이지만 등산 할 때는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했고 생각이 없는 날에는 보일 에그나 간단한 토스트는 먹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걷기에 편한 길이 꽤 많이 있었고 험난하지는 않았다. 누구의 오두막집인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둥하나만 홀로 서있었고 주변에는 나름 집터자리가 보였다. 예전에는 한 가족이 행복하게 산골생활을 했겠지, 나름 상상을 한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히말라야 산장에 도착해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한시름을 놓는다. 점심을 해결하고 한참을 쉬다. 다시 출발했다. 이번에는 데우날리 그까이꺼 금방이면 갈 수 있겠지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몇 분을 가다보니 눈이 내린다. 벌써 계곡사이에는 구름과 안개가 몰려와 가득했고 파란하늘 한 점조차 보이질 않는다. 포터의 표정을 보아하니 얼굴이 어둡다. 눈이 내려도 크게 내릴 것만 같았다. 눈을 맞으며 한걸음 한걸음을 걸을 때 평소보다는 힘이 들기는 했다.
오르막길을 한참을 오르다 보니 커다란 바위 밑에서 눈을 피하며 쉬게 되었다. 눈이 많이 오거나 밤이 늦으면 여기서 자기도 하는 거 같았다. 모닥불을 지핀 흔적도 있고 몇 사람이 넉넉하게 잘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안개와 눈 때문에 도우날리산장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내가 저기까지는 40분이면 갈 수 있다고 설레발을 쳤다. 그러더니 포터는 힘들다는 표정이다. 못해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 걸린다고 말을 했다. 며칠을 같이 등산을 해보니깐 무쿤다의 성격이나 시간계념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는 한 시간이 걸린다며 하더니만 삼사십 분도 안 걸린 적도 있었다.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40분만 간다고 엄포한 나는 일행과 떨어져 돌로 가득한 구릉지대를 출발했다. 조금 걷다보니 함박눈이 어찌나 많이 오던지 어디가 길이고 어디를 밝아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이기도 했으나, 쉽지가 않았다. 잘못이라도 밝으면 함정내지는 살짝 미끄러지는 정도 되겠지 하며 무대포로 산장을 향해 달리듯 걸어 나갔다. 그렇게 삼십분을 걷다보니 지치는 것이다. 순간 아 여긴 고산지대였지, 거기에다가 눈이 많이 내리고 있어서 더한 거 같고, 이대로 가다간 사십분을 힘들 수도, 머릿속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복잡해졌다. 산장가까이 다다르러 서 정말힘들구나! 한숨을 크게 내쉬며 산장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48분정도 되었다. 그래도 사십 분때구나 기분이 밝아졌다.
Annapurna Base Camp Trekking, Himalaya Napel,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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