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장사꾼 싸하니

바라나시 가트를 거닐다 불꽃을 파는 아이들과 친해졌다. 불꽃이란? 우리의 불교에서 연못에나 강물에 불꽃을 띄워 보내는 의식과 비슷하며, 날이 저물어져가는 갠지스 강에 많은 불빛으로 수를 놓는다. 놀랍게도 바라나시가트에서는 일 년의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많은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찾아와 흘러가는 강물에 불꽃을 띄운다. 저녁시간 가트에는 꽃바구니에 불꽃을 담은 아이들은 바빠진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뿌자의식이 시작되며 메인가트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북적 거린다. 어떤 관광객과 순례자들은 뿌자의식을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가에 현란한 야경과 함께 구경한다. 보트는 단체로 타기 때문에 아이들은 보트를 하나 잡으면 한 번에 불꽃을 10개 이상 판매할 수가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가트에서 며칠을 지내고 알게 됐는데 불꽃은 어느 시간대에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틀리고 또 아이들마다 가격이 다르다.

요즘 바라나시에서 나의 하루의 일과는 가트에서 시작되고 끝이 난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 번 가트를 쏘다니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과 안면을 트게 되면 그때부터는 애교작전을 하며 어제는 불꽃을 사주지 않았으니 내일은 사달란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옆의 친구의 불꽃을 사게 된다. 단돈 3~5루피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주머니에서 쉽게 나온다. 바라나시에 오래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잔돈을 주머니에 챙겨서 가트를 나서게 된다.
오늘은 유난히 아이들과 한껏 실랑이들 벌이다가, 결국 불꽃을 사게 되었다. 마이 비즈니스를 말하는 꼬맹이인데, 얼마나 어른스럽고 삶이 혹독한 건지 새삼 깨 닳게 되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같이 하루 종일 일을 한다. 부모 품에서 뛰어 놀고 공부를 해야 할 나이인데 안쓰럽기 그지없다. 비록 피할 수 없는 현실이 괴롭지만, 떠돌이 이방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레스토랑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는 박시시하며 달라붙은 거지들이나 구걸이 아니지만 장사를 하는 꼬맹이들이 귀찮고 싫다고 경멸스런 말투로 이야기한다. 귀찮게 구는 건 사실이지만, 그 외의 것을 봤으면 한다. 거칠고 고달픈 삶, 방식만 다르지만 구걸하는 거지도 당신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달프고 치열한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혼자일수 없고 같이 공존하며 살아가며 서로가 서로를 도울 때만이 세상이 순탄하게 돌아 가는 것이다. 일선의 노동현장에서 개미같이 땀 흘리는 당신들이 없다면 권력과 부를 가진 뱃장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바라나시,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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