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침때기 소녀 비앙카

이름과 같이 이쁜아이, 새침때기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사진기를 들이대면 한사코 거절을 하였다. 역시 이쁘면 팅겨야 하는 법칙이 있는 것인가^^
그렇게 며칠이지나 만난 비앙카가 태도가 변했다. 평소에는 그렇게 꽃을 사라고 귀찮게 다그쳤던 비앙카가 부드럽게 미소한번 날려주며 자기 사진을 찍어 달란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한참을 생각해 봤더니 스므다의 친구였던 비앙카가 내가 준 스므다의 프린트된 사진을 봤나보다. 이전에는 그렇게 졸랐는데 꿈쩍도 안하는 새침때기 소녀가 오늘은 사진을 찍어 달라고 치근대다니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어서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몇 장을 찍다보니 조금 이상했다. 내가 의도했던 것이 사진이 아니라 비앙카자기만의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도 취하고 상황설정도 하고 한다. 그 모습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내가 보통 생각했던 사진은 순수한 표정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이었는데 그런 상황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이지만 사진을 찍는 나는 찍히는 피사체가 적극적으로 나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어째든 약속을 한만큼 나름 예쁘게 찍기 노력하였다. 인도의 여자아이에게도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있구나! 새삼 놀랐다. 그 옆에 있는 라훌을 아까부터 불평불만이 많다. 왜 자기사진은 안 찍어 주냐고 심술이 나서 크게 고래고래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래서 라훌의 사진까지 덤으로 찍고 헤어졌다.
그리고 이틀 지나서 골목에서 라훌과 마주친다. 보자마자 내 사진 내 사진 달라며 다그친다. 짜식 성격도 급하지 근데 생각해보니 라훌의 사진을 잔시가족에게 주었다. 같은 가족인줄 알았던 나였기에 실수를 하였다. 안 그래도 투정쟁이였던 라훌이 잔뜩 화가났나보다. 대충 둘러대고 자리를 떴다. 아이들과 자주만나고 친해지다 보니 나한테 꽃을 사라고 하는 꼬마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바라나시에 한 달이 넘도록 지내다 보니 나를 알아보고 손을 내미는 친구들,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지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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