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에서 만난 소년

가트를 배회하던 나는 이번엔 화장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장터 금방에서 들어서면서 쾌쾌한 시체가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바라나시에 있으면서 몇 번이고 방문을 했지만 이곳의 분위기나 사진을 못 찍게 엄하게 단속하는 편이라서 화장터금방에서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화장터에 간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화장터금방에 한국음식을 판매하는 카페가 있는데 제법 맛있다. 몇 안 되는 한국식당이지만 바라나시에서 한국음식은 화장터금방의 카페가 제일 한국 맛이 나는 거 같다. 그리고 바라나시에 절대 구경할 수 없는 메뉴 ‘아이스커피’가 여름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인기 만점이다.

식사를 마치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데 한 소년이랑 친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이드처럼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그래서 대가를 요구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그렇게 한참을 소년과 다니며 마을사람들을 만났다. 이날 특히 더워서 그런지 아이들이 가트에서 다이빙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재미있어 보인다. 문뜩 어릴 적 시골강가에서 물장구치던 기억이 떠오른다.

Hrbanas&Kumr

Hrbanas_Kumr

사일꾸마르과 같이 만난 바바 하르반스, 처음에 만났을 때는 바바인지 모를 정도로 평범한 옷차림에 깨끗하게 깍은 수염이며 바바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친해졌다. 항상 나를 만나면 담배를 달라며 부들거리는 손으로 불을 붙이는 하르반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손에 문제가 있는 거 같았다.

첫 번째 만남은 사일꾸마르와 친구사이인지 가트에서 항상 같이 붙어 다녔다. 하르반스를 남긴 사진 중에 하얀색 두건을 쓴 클로즈업사진은 맘에 드는 사진 중에 하나다. 하르반스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서 답답하던 찰나에 옆에 있던 샤일꾸마르가 통역을 해주며 어렵게 이야기를 했다. 보통 바바들은 특별하게 집이 있지 않다. 길거리에서 자거나 작은 움막을 지어 생활한다. 그와의 두 번째 만남은 비슷한 장소에서 샤일꾸마르도 함께 만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내가 가진 담배한각을 거의 다 피울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Rajesh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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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anasi,08

힌두마을에 무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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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복잡한 바라나시 골목을 누비다가 길을 잃었다. 한참을 걸은 나는 지쳐서 잠시 쉬고 있는 찰나에 내목에 걸린 카메라를 보더니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너도 할 거 없이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런데 여기 아이들은 보통보던 아이들과 다르게 영악하지 않고 순박하다고 할까!? 처음에는 여행자의 발길이 뜸한 동내니까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힌두인들이 사는 지역이 아닌 무슬림이 사는 지역이었다.

바라나시에도 무슬림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왔는데 이렇게 우연찮게 무슬림을 만나게 되다니 반가웠다. 한참을 사진을 찍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곳의 특징은 여행자의 발길이 드물어서 그런지 내가 한곳에 오래 머물게 되면 사람들이 몰리면서 시선집중이 되는 것은 다반사이고, 특히 젊은 여성의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저씨가 “짤로” 가란다. 나중에는 몇 번을 똑 같은 식으로 당하다 보니 가라고 말하기 전에 미리자리를 뜬다. 참 우스운 경험이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이 태도가 급변한다.

인도의 무슬림은 이슬람종교가 강한 나라에 비해 조금은 인도스럽다고 해야 할까! 긴긴 시간동안 그렇게 변모되지 않을까 쉽다. 예전에 바라나시에 관한 기사를 읽었는데 힌두인들과 무슬림인과 마찰 때문에 폭탄테러도 일어나고 했었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그리 순탄 지는 못하지만 지금은 벽하나 사이로 마주하고 힌두인과 무슬림이 살고 있고 아무문제가 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새침때기 소녀 비앙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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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같이 이쁜아이, 새침때기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사진기를 들이대면 한사코 거절을 하였다. 역시 이쁘면 팅겨야 하는 법칙이 있는 것인가^^

그렇게 며칠이지나 만난 비앙카가 태도가 변했다. 평소에는 그렇게 꽃을 사라고 귀찮게 다그쳤던 비앙카가 부드럽게 미소한번 날려주며 자기 사진을 찍어 달란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한참을 생각해 봤더니 스므다의 친구였던 비앙카가 내가 준 스므다의 프린트된 사진을 봤나보다. 이전에는 그렇게 졸랐는데 꿈쩍도 안하는 새침때기 소녀가 오늘은 사진을 찍어 달라고 치근대다니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어서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몇 장을 찍다보니 조금 이상했다. 내가 의도했던 것이 사진이 아니라 비앙카자기만의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도 취하고 상황설정도 하고 한다. 그 모습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내가 보통 생각했던 사진은 순수한 표정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이었는데 그런 상황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이지만 사진을 찍는 나는 찍히는 피사체가 적극적으로 나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어째든 약속을 한만큼 나름 예쁘게 찍기 노력하였다. 인도의 여자아이에게도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있구나! 새삼 놀랐다. 그 옆에 있는 라훌을 아까부터 불평불만이 많다. 왜 자기사진은 안 찍어 주냐고 심술이 나서 크게 고래고래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래서 라훌의 사진까지 덤으로 찍고 헤어졌다.

그리고 이틀 지나서 골목에서 라훌과 마주친다. 보자마자 내 사진 내 사진 달라며 다그친다. 짜식 성격도 급하지 근데 생각해보니 라훌의 사진을 잔시가족에게 주었다. 같은 가족인줄 알았던 나였기에 실수를 하였다. 안 그래도 투정쟁이였던 라훌이 잔뜩 화가났나보다. 대충 둘러대고 자리를 떴다. 아이들과 자주만나고 친해지다 보니 나한테 꽃을 사라고 하는 꼬마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바라나시에 한 달이 넘도록 지내다 보니 나를 알아보고 손을 내미는 친구들,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지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스므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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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anasi,08

바라나시 가트에서 꽃불을 파는 아이
다른 아이들은 오후가 되면 가트에 나와 꽃불을 파는데, 너는 하루종일 일을 하지..
낮에는 뻥튀기며 짜이도 팔기도 하지..

근데 우연하게 봤는데.. 너를 감시하는 불량한 남자들은 누구니??
네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려고 하면.. 말하지 않지..

인도에 있을 때도.. 한국에 돌아와 너의 사진을 볼 때도..
너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걱정부터 앞선다..

어떻게 잘 지내는 거니..

언젠가 내가 말을 했지,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눈을 가졌다고..”
내가 처한 현실은 비록 아름답지 못 하지만..

언젠가는 너의 아름다운 눈으로..
내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날이 오기를 바란다..

스므다에게

까칠했던 하루

아직 감기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오늘 반나절을 열심히 돌아 다녔다. 나도 괴짜이긴 하다. 그렇게 몸살감기의 홍역을 격고 무리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몇 번이나 기분 나쁜 일들이 연속이다. 나이도 어린놈이 뭐라 씨불이지 않나 한국 같았으면 싸대기를 시원스레 날려 주는 건데 참았다. 그리고 꼬맹이 자꾸 귀찮게 굴어서 작대기를 들고 미친놈처럼 쫓아 다녔다. 제발 저를 일본사람으로 보길 바란다. 인도의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멀쩡한 날씨 탓으로 돌린다.

3월 바라나시에 제법 한국 사람들이 많다. 대략 바라나시만난 여행자들은 아그라를 찍고 자이뿌르쪽으로 간다. 기차 편도 그렇고 대략 루트가 그런가보다. 식당에서 밥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어여쁜 아가씨가 아는 척을 하는 거다. “안녕하세요. 혼자세요?” 이 말은 인도에 와서 귀가 따갑게 들었다. 듣기 싫어도 들리는 것을 대충 얼버무리고 이야기를 했다. 다음 도시에서는 일행을 만들어서라도 다녀야겠다. 근데 점심에 식당에서 만난 어여쁜 아가씨에게 약간 문제가 있다. 밥 먹고 한참을 가트에서 있는데 현지인 남자 세 명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폰을 꺼내더니 사진을 보여 줬는데 조금 전에 식당에서 본 아가씨사진이다. 색스부킹해준다며 사기를 친다. 자기 친구라며, 난 속으로 꼴 갑을 하고 있네. 미친놈들 생각하며 아주 기분이 더러워 졌다. 젊은 남자들이 사진같이 찍자고 달려들면 인상착의를 잘 봐가며 사진을 찍기를 바란다. 얼굴이 이상한데 팔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근데 오늘은 이상한 일들만 생기는 거지..